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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속의 책 들여다보기

빈센트 반 고흐, 빛의 색 – 고흐를 만나다

by 산다는 것은 2025.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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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한 권의 책을 마주했다. 《빈센트 반 고흐, 빛의 색 – 고흐를 만나다》.
이 책은 메릴린 챈들러 맥엔타이어의 시와 함께 노경실 작가의 글, 그리고 고흐의 그림이 어우러져 깊은 울림을 전한다.

고흐의 색과 시(詩), 그리고 고독

나는 미술을 전공하지 않았고, 전문가도 아니다. 하지만 글씨를 사랑하고, 그림을 감상하는 것을 좋아한다.
몇 년 전, 캘리그라피를 배우면서 글씨 속에도 감정이 깃든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기에 고흐의 붓터치 속에도 그의 감정이 흐르고 있음을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을 통해 만난 고흐는 아프지만 따뜻했고, 절망 속에서도 빛을 놓지 않았다.

책 속에는 고흐의 대표작이 수록되어 있다.
별이 빛나는 밤, 아이리스, 반 고흐의 의자, 밀밭, 사이프러스, 씨 뿌리는 사람...
그의 작품은 강렬한 색과 거친 터치 속에서도 따스한 온기를 머금고 있다.
고흐의 눈으로 본 세상은 어둡지만, 그는 언제나 빛을 찾으려 했다.

 

이 책에는 고흐의 작품...

회색 펠트 모자를 쓴 자화상. 1887

반 고흐의 침실. 1888

아를의 공원 입구. 1888

우체부 롤랭의 초상. 1888

씨 뿌리는 사람. 1888

바위들. 1888

트라부 부인의 초상. 1889

반 고흐의 의자. 1888

아이리스. 1889

농부와 집이 있는 풍경. 1889

노란 하늘과 태양이 있는 올리브 숲. 1889

사이프러스. 1889

생 레미의 산. 1889

생 레미의 포플러. 1889

별이 빛나는 밤. 1889

밤의 테라스. 1888

연인이 있는 관목 풍경. 1890

오두막집. 1890

일하러 가는 아침. 1890

낮잠. 1890

밀짚모자를 쓴 자화상. 1887

까마귀가 나는 밀밭. 1890

이런 작품들이 아름드리 마치 화폭에 담겨 있는 것 처럼 담겨있다.

각각의 작품들에 고흐에 대한 작가들의 애정이 가득하다.

자연을 향한 사랑과

그림에 대한 처절함을 가난으로 더 극대화 시킨 고흐의 삶을 보며

동생 테오의 감사함을 다 갚지도 못하고

자신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어야만 했던

고흐의 상실감을 생각할 때면

우울하다. 아프다.

눈물이 난다.

아이리스 – 고흐의 해방

책 속에서 가장 깊이 와닿았던 작품 중 하나는 **<아이리스>**다.
“문이 열리지 않는다. 그래서 고흐는 눈을 더 크게 뜬다.”

정신병원의 창문 너머 보랏빛 아이리스를 바라보던 고흐.
그가 보았던 세상은 절망이었지만, 그 절망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포착했다.
아이리스는 고흐에게 하나의 탈출구이자 해방이었을 것이다.
메릴린의 시 속에서, 그리고 노경실 작가의 글 속에서 그 절절한 감정이 느껴졌다.

예술과 삶 – 사랑 없는 결혼

고흐는 예술과 결혼했다. 그리고 그 결혼은 가난하고 고통스러웠다.
책 속에서 노경실 작가는 고흐가 ‘예술’이라는 연인과 결혼했지만,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고 표현했다.
예술에 모든 것을 바쳤지만, 세상은 그의 가난을 외면했고, 그의 작품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의 그림은 빛을 품고 있지만, 삶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
그렇게 그는 결국, 스스로 생의 마지막을 선택해야만 했다.
밀밭 사이에 누운 그의 모습이 떠오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우리가 만난 고흐

고흐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그의 그림을 단순히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감정과 삶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나 또한 이 책을 읽으며, 고흐의 붓질을 따라가 보았다.
고흐를 만나고, 그의 고독을 함께 느끼고, 그가 남긴 빛을 가슴에 담았다.

지지난해 12월, 큰딸과 함께 홍대에서 고흐를 만났다.
그날 밤, 고흐의 색과 빛이 온몸을 감싸는 듯한 황홀함을 느꼈다.
책을 덮은 지금도, 그의 붓터치는 내 마음속에서 여전히 춤추고 있다.